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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04-24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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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막바지 구조 수색작업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구조팀은 사고 발생 9일째인 24일, 선내 4층 중앙 객실을 수색 목표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층 중앙 객실은 단원고 학생 325명이 30여개의 객실에 분산 수용된 곳으로 집중적인 구조가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주말에는 어떤 형태로든 구조수색의 전환점이 마련돼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간절한 바람이다. 이날 오전에 수습된 시신은 여학생 8명과 남학생 2명으로 추정되며 격실에서 8구, 바지 인근 해상에서 2구가 발견됐다. 특히 이들 중 1명은 휴대전화를 손에 꼭 쥔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이제 각종 비리도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선박은 출항 전에 여객과 화물의 양을 감안해 배가 복원력을 유지하도록 최소한의 평형수(水)를 실어야 하는데 선장은 화물을 더 싣기 위해 물을 줄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 평형수는 선박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도, 이걸 제대로 맞추고 출항하는지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다고 하니 말문이 막힌다.
 현행법은 출항 전에 선박의 안전 점검을 해양수산부 감독 아래 있는 해운조합에 맡겨놨는데 이 해운조합은 선박회사 회비로 운영되는 곳이라 '고양이에 생선 맡긴 꼴'이 된 것이다. 따라서 해운조합은 선박의 전체 무게만 점검하고 선장이 평형수를 빼고 화물을 더 실었더라도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 있으나 마나한 평형수 점검절차인 셈이다.
 재삼 강조하지만 매뉴얼이 있으면 무엇하나. 작동이 되지 않는 매뉴얼은 차라리 없는 편이 낫다. 더욱이 그런 매뉴얼을 위반해도 솜방망이 처벌뿐이라니 그 '모래성' 같은 안전대책에 생명을 맡긴 국민만 불쌍하게 됐다.
 검찰은 뒤늦게나마 세월호의 실소유주인 청해진해운 관계사 간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구명정이 아예 펴지질 않고, 불량부품 교체를 외면할 정도의 도덕성으로 경영을 해온 실소유주의 비리가 어느 정도인지는 짐작이 간다. 물론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 제공자인 만큼 강도 높은 수사가 이루어져야한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원인제공자는 이를 제대로 감시감독하지 못한 정부가 아닌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만 벌겠다는 기업가를 제대로 제어(制御)하지 못하고 오히려 함께 부화뇌동했을 것이다. 어린 학생들의 목숨을 담보로 이런 '악의 고리'가 성행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대통령이 조목조목 열거한 18개 항목에 어떤 지뢰밭이 숨어있는지 낱낱이 밝혀져야할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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